환단고기에 관한 연구

환단고기의 저자와 편찬 과정 – 누구에 의해 기록되었나?

taeung-15 2025. 3. 8. 10:19

환단고기의 저자와 편찬 과정 – 누구에 의해 기록되었나?

환단고기(桓檀古記)는 한국 상고사를 다룬 대표적인 사서로, 기존의 정사에서 소외되거나 축소된 단군조선, 부여, 고구려, 발해 등의 역사를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와 편찬 과정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존재한다. 이 글에서는 환단고기의 저자와 편찬 과정에 대해 역사적 맥락과 학계의 논의를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환단고기의 저자와 편찬 과정

1. 환단고기의 구성과 내용

환단고기는 총 5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각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삼성기(上) – 안함로(安含老)가 저술
  2. 삼성기(下) – 원동중(元董仲)이 저술
  3. 단군세기(檀君世記) – 범장(范樟)이 저술
  4. 북부여기(北夫餘記) – 욱일선(郁逸善)이 저술
  5. 태백일사(太白逸史) – 이암(李嵒)이 저술

이 다섯 가지 사서는 각각 다른 저자에 의해 기록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주로 단군조선을 비롯한 우리 민족의 고대사를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 사서들은 단편적으로 전해지던 상고 역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평가된다.

(1) 삼성기(三聖記)

삼성기는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으며, 환국(桓國) 시대부터 배달국(倍達國), 단군조선에 이르는 한민족의 기원을 상세히 기록하고 있다. 안함로가 지은 것으로 알려진 삼성기(上)에서는 환인의 통치와 환웅의 천강(天降), 신시(神市) 건설 과정이 서술되어 있다. 또한, 환웅이 백두산 지역에 내려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이념을 실현하고자 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는 한민족의 철학적 기원과도 깊이 연결된다. 원동중이 집필한 삼성기(下)에서는 단군왕검의 건국과 통치 방식, 조선의 정치 체제 등이 상세히 기술되어 있다. 단군이 신교(神敎)를 기반으로 한 통치 이념을 펼쳤으며, 나라를 안정적으로 다스렸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2) 단군세기(檀君世記)

단군세기는 범장에 의해 기록된 책으로, 단군조선의 역대 단군 47명의 치세(治世)와 업적을 정리한 역사서이다. 기존 역사서에서는 단군을 신화적인 존재로 다루는 경향이 강했지만, 단군세기에서는 단군조선을 실제 역사로 인정하며 각 단군의 통치 시기를 구체적으로 기록하였다. 특히, 단군왕검 이후의 단군들도 지속적으로 국정을 운영하며 국가를 발전시켰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삼한관경제(三韓管境制)라는 통치 시스템이 등장하며, 이는 고조선이 단순한 부족 국가가 아니라 강력한 중앙집권적 구조를 가진 국가였음을 시사한다.

(3) 북부여기(北夫餘記)

북부여기는 욱일선이 저술한 것으로 전해지며, 부여의 기원과 역사를 상세히 다룬 책이다. 기존 역사서에서는 부여를 단편적으로 언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북부여기에서는 부여가 단군조선의 전통을 계승한 국가로서 한반도 북부와 만주 지역에서 강력한 세력을 형성했음을 강조하고 있다. 해모수(解慕漱)의 건국 과정과 고구려와의 관계, 부여의 사회 구조와 정치 체제 등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부여는 후에 고구려의 중요한 뿌리가 되었으며, 이러한 점에서 북부여기의 사료적 가치는 크다고 할 수 있다.

(4) 태백일사(太白逸史)

태백일사는 고려 후기 학자인 이암이 저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의 내용을 종합하여 보다 서사적으로 풀어낸 역사서이다. 특히 단군조선과 북부여의 역사적 흐름을 강조하며, 한민족의 정체성과 사상을 반영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신교(神敎) 사상이 강조되며, 고대 한국의 정치 및 문화의 근간이 하늘의 도리(道理)를 따르는 신교적 전통에서 비롯되었음을 설명하고 있다.

태백일사는 단순한 역사서라기보다 철학서적 성격도 강하며, 조선 후기에도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 언급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홍익인간 사상이 강조되는 점에서 민족의 정신적 기원을 탐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된다.


2. 환단고기의 편찬 과정

환단고기는 1911년 운초 계연수(桂延壽)에 의해 현재의 형태로 편찬되었다. 계연수는 기존의 여러 사서를 종합하여 이를 한 권으로 엮었으며, 이를 통해 단군조선에서부터 발해에 이르는 역사를 일관된 서사로 정리하였다. 계연수는 이 작업을 수행하며 원문을 충실히 전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으며, 당시 조선의 식민지화로 인해 사라질 위험에 처한 우리 역사를 보존하려는 의도를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3. 저자에 대한 논란

환단고기에 등장하는 저자들의 실존 여부는 학계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일부 연구자들은 안함로, 원동중, 범장, 욱일선, 이암 등이 실존 인물이 아니거나, 환단고기 서술 시기와 맞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 책의 신뢰성을 문제 삼는다.


4. 환단고기의 역사적 가치

환단고기는 기존 역사서에서는 충분히 다루지 않았던 단군조선, 부여, 고구려 등의 역사를 상세히 서술하고 있어, 상고사 연구의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또한, 기존 사서들과 비교하여 환단고기는 단군조선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민족의 기원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


5. 결론

환단고기는 단군조선부터 발해까지의 역사를 아우르는 중요한 사서로, 다양한 저자들에 의해 기록되었고, 계연수에 의해 편찬되었다. 하지만 저자들의 실존 여부와 편찬 과정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이에 대한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한국 상고사 연구에 있어 새로운 통찰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